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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8년 사역을 뒤 돌아보며 2023-09-02
작성자 이택규 조회수: 793
첨부파일     
           돌아보며(1)
             
수시로 울려대는 비상벨소리 
지하에서 3층 가쁘게 오르내린 발자국
화장실 주방 계단 하수구 옥상
곳곳에 남겨진 손때
지워지려나
누군가의 가슴에 남으려나

도어락에 묻은 손때
주님 손에 남겨 있으려나
무릎에 얼굴 묻고 흘린 눈물
주의 병에 담겼으려나
강대상에서 뿜어낸 거친 숨결
누군가의 가슴에 새겨졌으려나

부르시면 어디든 달려갔다
때론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으나
뒤를 돌아보지도 발을 빼지도 않았다
아이의 공황장애 아내의 심장병도 모른채
멈출줄 모르고 달린 걸음
주님 기억하시려나

           돌아보며(2)

무릎으로 시작했다
무릎 꿇는 만큼 일하심을 알기에
연골이 닳도록 무릎을 꿇었다 
부르짖음으로 시작했다
부르짖으면 응답하심을 믿기에
목이 쇠도록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다 

금식하며 절식하며 
부르짖은 기도
막혔던 길이 열리고
어둠의 권세가 물러가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눈물이 기쁨의 찬송이 됨을 보았다

무릎 사이에서 주신 음성
자판에 손때 묻히며 종이에 새기고
머리와 가슴에서 삭히고 또 삭혀
3천번 외침에 
단 몇 명이라도 회개하기를 기대하며
외치고 또 외쳤다

           돌아보며(3)

사울 다윗 솔로몬도 심은대로 거두었다
육체를 위해 심었든지
성령을 위해 심었든지
그 흔적은 남는다
잊혀지겠지만 지워지지 않는다
주님이 기억하시고 판단하시리라

사랑의 공동체를 꿈꾸며 달려온 시간들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지체들 
심비에 깊이 새기리라
떠나야 한다니 꿈은 한갓 꿈이었나 
하나님이 품으신 꿈이었기에
하나님이 순종하는 이를 통해 이루시리라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 
난 무엇을 남겨야 하나
들꽃처럼 있는 곳에서
그리스도 이름으로 살았으니
그리스도 이름을 남기려 
그리스도 이름으로 남은 생을 불태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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